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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감자전 만들기 (물기 조절, 불 조절, 바삭함)

by growthmaket 2026. 3. 5.

How to Make Cabbage and Potato Korean Pancakes image

저도 처음 배추감자전을 부쳤을 때는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감자전은 감자만 갈아서 부치면 쉽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만들어보니 감자의 수분 함량과 배추의 절임 정도에 따라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지더군요. 인터넷에 나온 레시피대로 했는데도 반죽이 흐물흐물해져서 프라이팬에 붙지도 않고, 뒤집으려다 산산조각이 난 경험이 생생합니다. 이후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건, 배추감자전은 재료 손질과 물기 조절, 그리고 불 조절이라는 세 가지 핵심 포인트를 정확히 지켜야만 제대로 완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배추 절임과 물기 제거가 전부다

배추감자전의 핵심은 배추의 수분 함량(moisture content) 조절입니다. 여기서 수분 함량이란 식재료가 포함하고 있는 물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배추는 약 95%가 물로 이루어진 채소이기 때문에 제대로 절이지 않으면 전이 제 모양을 갖출 수 없습니다.

제가 처음 만들 때는 배추를 30분 정도만 절였는데, 이건 완전히 잘못된 방법이었습니다. 배추는 최소 1시간 이상 굵은 소금으로 절여야 하며, 특히 줄기 부분에 소금을 집중적으로 뿌려야 합니다. 줄기 부분의 세포벽(cell wall)이 잎보다 두껍기 때문인데, 세포벽이란 식물 세포를 둘러싼 단단한 구조물로 삼투압 작용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결정합니다.

절인 배추는 반드시 깨끗이 헹군 뒤 면포나 키친타월로 꼭 짜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물기를 대충 털어내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제 경험상 이건 충분하지 않습니다. 배추를 양손으로 감싸 쥐고 힘껏 짜낼 정도로 물기를 제거해야 반죽과 잘 섞이고 전을 부쳤을 때 형태가 유지됩니다. 한국조리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배추의 적정 탈수율은 40~50% 수준이 이상적이라고 합니다(출처: 한국조리과학회).

감자 갈기와 전분 활용법

감자전의 식감을 결정하는 건 전분(starch) 처리 방법입니다. 전분이란 식물이 저장하는 탄수화물의 한 형태로, 물과 만나면 점성을 띠어 반죽의 결착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저는 처음에 감자를 믹서기에 갈아서 바로 사용했는데, 이렇게 하면 감자에서 나온 수분 때문에 반죽이 묽어집니다. 정확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감자를 곱게 갈아 면포에 거른다
  • 걸러진 물을 별도 그릇에 10분 이상 가라앉힌다
  • 상층액(맑은 물)만 버리고 바닥의 흰색 앙금(전분)을 다시 반죽에 넣는다

이 전분 앙금을 버리지 않고 다시 활용하는 게 핵심입니다. 감자 전분가루(potato starch)를 추가로 2큰술 정도 넣으면 더욱 쫀득한 식감을 만들 수 있는데, 시판 전분가루의 아밀로펙틸(amylopectin) 함량이 높아 점성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감자를 갈면 산화되어 갈변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양파를 함께 갈아 섞으면 갈변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양파의 폴리페놀 성분이 산화 효소를 억제하는 원리입니다. 또한 간 감자에 소금과 보리새우 가루를 넣어 밑간을 하면 MSG 없이도 감칠맛을 낼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서도 천연 조미료로 새우 가루나 멸치 가루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약불과 기름이 바삭함을 만든다

전을 부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불 조절입니다. 저도 처음엔 빨리 익히려고 센 불에서 부쳤다가 겉만 타고 속은 익지 않은 전을 여러 번 만들었습니다.

배추감자전은 반드시 중약불(heat level)에서 천천히 익혀야 합니다. 여기서 중약불로  양면을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름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들기름과 식용유를 1:1 비율로 섞어 사용하는 게 가장 좋았습니다. 들기름의 리놀렌산(linolenic acid) 성분이 고소한 풍미를 더해주는데, 리놀렌산이란 오메가-3 계열의 불포화지방산으로 고온에서 산화되기 쉬워 식용유와 섞어 사용하면 발연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전을 부칠 때는 배추를 먼저 프라이팬에 깔고 그 위에 반죽을 올린 뒤 뒤집는 방식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기름이 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배추의 수분이 팬에 직접 닿아 증발하면서 바삭한 질감을 만들어줍니다. 구워진 전은 종이 호일에 올려 여분의 기름을 흡수시키면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배추감자전은 김치전이나 해물전처럼 강한 맛이 없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만든 배추감자전은 배추의 단맛과 감자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냅니다. 특히 가을 김장 배추는 당도가 높아 따로 양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습니다. 다만 재료 손질이 까다롭고 물기 조절에 실패하면 전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처음 만드는 분들은 소량으로 연습해보시길 권합니다. 제 경험상 서너 번 만들어보면 감이 잡히고, 그때부터는 실패 없이 바삭하고 맛있는 배추감자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nWQsA-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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